[조제, 호랑이 그리고 물고기들, 2003]

[조제, 호랑이 그리고 물고기들, 2003]
조제, 호랑이 그리고 물고기들, 2003

동화 속 이야기와 현실, 그리고 깊이 파고드는 아리아리한 아련함

참 오래된 영화다.
난 이제야 이 영화를 봤다.
7년이 지나서....

2003년에 이 영화를 봤다면 지금의 뭉클함을 느낄 수 있었을까? 

그녀와의 처음이자 마지막 여행.
그녀가 좋아하고, 무서워하고, 원했던...기억들.

대단하지 않았다.
둘의 사랑이 시작되는 순간은...
여자의 신체적인 특별함으로 인한, 조금은 특이한 첫 만남
첫 데이트와 뜻하지 않는 헤어짐 그리고 재회

즐거운 한 때를 보내지만, 현실은 그들이 헤어질 수 밖에 없다고 말한다. 함께 했던 짧은 시간을 뒤로 하고 결국 둘은 헤어진다.

진지한 만남이 시작된 순간부터 이별을 준비하는 여자.
어쩌면 처음부터 알고 있었던 것 같다.
헤어짐은 예정된 수순이라는 것을...
하지만 영원할 것 같이 만나고 싶었을지도 모르겠다.

 자신의 생각과 현실의 괴리를 느끼면서 조금씩 지쳐가는 남자.
자신이 지쳐가고 있다는 것을 느낄 때 즈음, 자신은 너무 어리고 현실의 벽은 높기만한, 나약한 존재라는 인지하면서부터 시작된 괴로움.

하지만 용기있었다. 아니, 적어도 솔직했다.

 마지막. 자동차가 쌩쌩 달리는 도로변에서 통곡하며 눈물을 흘리던 남자.
조용한 정돈 된 집에서, 가지런히 머리를 빗어넘긴 모습으로 생선을 구우며 혼자만의 식사를 준비하던 여자.

계속해서 이 다음을 생각하게 만들었다.
이들의 이별을 이미 알고 있었기 때문일까?

적어도 내가 아는 남자들은 첫사랑의 추억 하나씩은 가지고 있다. 시간이 지나 희미하게 남아 있는 기억들로, 잊혀질만도 한데,아련한 기억은, 되짚어 가다보면 어느새 입가에 미소를 머금고 있는 나를 발견한다. 그 기억들이 아팠던 것인지, 행복했던 것인지는 알 수 없다. 추억이란 녀석은 지나간 시간들을 모두 아름답게 만들어 주니까.

아마도 주인공 남, 녀 역시 그럴 것 같다.
시간이 흐른 뒤.
조용히 입가에 미소를 지으며...생각하겠지.
지난 시절 기억을...

그래서 청춘은 감히 아름답다고 말할 수 있는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