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굿' 바이: Good & Bye, 2008]
영화를 보는 중간 중간, 그리고 영화를 다 보고 나서도 한참을 생각했다.
내가 세상에 존재하는 이유, '아버지'라는 무게감, 그리고 '어머니'라는 소중함에 대해...
글을 모르던 옛날 사람들은 서로에게 돌편지를 보냈데... 지금 자신의 감정을 나타낼 수 있는 돌을 골라 주고 받으면서 교감한거지...
죽음은 나와 관련 없는 단어라고 생각하며 살 수 있었던 것은 고등학교 2학년까지 였던 것 같다.
고등학교 2학년 여름 방학.
같은 반, 수업시간마다 내 뒷자리에서 나에게 장난을 걸던 친구가 죽었다는 소식을 듣기 전까지, 눈도 동그랗고 속눈썹도 길어서 여자아이처럼 생겼는데, 어처구니 없는 죽음을 맞이했다는 소식을 반장으로부터 전해들었다.
그때의 기억은 지금도 생생하다. 반장에게서 전화를 받은 기억과 어떤 얘기를 주고 받았는지도, 방학이 끝나고 2학기가 시작되고 자리에 앉았을 때, 내 뒷자리는 비어있었다. 그리고 아무도 그 친구에 대해 말을 꺼내지 않았다.
그 때부터였다.
조심스럽게, 천천히 받아들이기 시작했다.
사실, 무서웠는데, 눈물도 났는데...
아무렇지 않은 척, 담담한 척, 어른인 척 하면서 조금씩 느끼고 배웠다.
죽음도 우리가 살아 가는 삶의 일부라는 것을...
언젠가 말썽을 피우거나 성적이 좋지 않아 풀이 죽어 있을 때, 교회 목사님께서 장난기 섞인 말투로 말씀해 주시곤 하셨다.
'사람은 망각의 동물'이라고, 아무리 큰 시련을 겪어도, 한 잠 자고 일어나 눈을 뜨면 다 잊고 웃을 수 있게 된다고. 그러니 염려하지 말라고, 아마 내일이면 오늘의 슬픔은 다 잊고 공터에서 농구를 할 수 있을 것이라고 위로해주셨다.
맞다. 사람은 망각의 동물이다.
그래서 한해의 대부분은 잊고 지낸다.
나에게 소중한 것, 두려운 것, 지금 바로 해야 할 것, 새해 결심, 10년후 나의 모습 등...그리고 죽음은 항상 내 주위에 함께하고 있다는 것 역시.
아버지와 돌편지를 주고 받은 후.
주인공인 다이고도 처음엔 몰랐겠지만, 서서히 알게 되었겠지만, 그 전까지는 작은 첼로와 함께 넣어 두고서 잊고 지냈을 것이다. 시간이 지나고 나서 첼로 케이스를 열어보는 순간 그때의 기억도 함께 꺼내졌을 것이다.
흐릿했던 아버지의 얼굴이, 옅은 미소를 머금은 슬픈 아버지의 표정이 선명해지면서 다시 한 번 느꼈을 것이다. 아버지가 건네준 돌과 자신이 아버지께 건네준 돌의 무게와 느낌을...
우습게도 사람은 영생을 꿈꾸기도 한다. 사람들은 마치 자신이 죽지 않을 것처럼 살아간다.
어떤 영화에서 본 것 같기도 한데...
사람이 영원히 사는 것은, 나 자신이 천년, 만년 사는 것이 아니라
내 할아버지가 살았고,
내 아버지가 살고,
내가 살고,
내 자식이 살고,
내 손자가 살고....
이것이 사람의 영생이 아닐까 하는 생각을 잠시해봤다.
글을 쓰는 내내,
지금 내 머릿 속을 가득 채운 단어는
'어머니' 그리고 '아버지' 다.
부모는 자식 앞에 항상 죄인이라는데, 머릿 속에 수 많은 얘기들이 흘러가지만...
김삿갓이 말했다.
"백년을 못살면서 천년을 걱정하는 중생"
이라고...
긴말이 필요하랴.
효도하자.
그리고 행복하자.